중국 정부의 공자(孔子, 551 B.C〜479 B.C) 띄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올 들어 공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전역 상연과 수출을 적극 지원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앙과 지방정부가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 있는 공부(孔府, 공자의 집)와 공묘(孔廟, 공자의 사당), 공림(孔林, 공자의 무덤)에 거액을 투자, '새 단장'에 나선다.
취푸시 문화유산국장인 저우 펑은 "중앙정부의 지원금 780만위안을 포함해 2천596만위안(약 43억원 )을 들여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공자 유적지와 주변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자 관련 전시관을 새로 짓고 유적지로 통하는 교통로를 개선해 접근도를 높인다는 게 취푸시의 설명이다.
공부와 공묘, 공림 등 공자 유적지는 1994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394만위안을 들여 공자가 살던 노나라 시대의 수도를 복원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공자 밀어주기에 나선 까닭은 역사속 중국 영웅들을 내세워 전 세계에 중화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윤발이 공자로 분장한 '공자, 춘추전국시대'에서 공자는 사상가 또는 철학가라기보다는 활과 갑옷으로 무장해 조국인 노나라를 전쟁의 위기에서 구하는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그려졌으며 공자 유적지가 새로 가꿔지면서 이런 이미지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이례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던 중에 후메이 감독을 만나 "영화 '공자'는 중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전"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공자의 사상과 위대한 업적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공자 띄우기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후 공자를 '반동'으로 치부했고 1973년에는 공자의 흔적을 지우는 이른바 '비림비공(批林批孔)운동'을 진행해 공부와 공묘, 공림을 심하게 훼손했던 중국 공산당이 무슨 이유로 이제 와서 태도를 바꿨느냐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실제 유교사상이 봉건 노예제와 관련이 깊다고 해석해 배척했으며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은 정적인 린뱌오(林彪)가 공자사상과 연관돼 있다는 이유로 공자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덩샤오핑(鄧小平)이 집권하면서 공자는 교육자로서 복권됐고 취푸의 공자 유적지도 복원됐다.
일각에선 최근 중국 정부가 공자 띄우기에 나선 게 경제 급성장에 따른 빈부차, 도농격차로 인해 사회분열 현상이 심각해지자 충효(忠孝)사상 등 수직적 위계질서를 골자로 한 공자의 유교 사상으로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연합뉴스)